여론과 군중 심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한강 실종 사건을 보며
인터넷과 휴대폰의 시대,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수많은 정보들이 생산되고 교류된다.
과거 책이나 신문, 라디오나 방송에 의해 정보가 만들어지고 전달되던 시대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예전에는 여론의 조작을 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플요했다.
사실을 숨기고 거짓을 만들어 발표하고 유통하는데는 많은 사람이 동원되고 에너지도 많이 들었다.
그중 누군가가 반발을 하고 거짓과 속임수를 폭로하면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거짓을 유포할 수 있으나 계속적으로 진실을 감추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는 작은 진실이 결국에는 더큰 힘이되어 세상을 뒤덮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손에 휴대폰을 들고 SNS를 하며 누구나 쉽게 정보를 만들고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
거짓 정보를 만들고 전파하는 것을 혼자서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단술한 거짓일 수록 잘 전파되고 잘 믿는다.
예전에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말을 통해 정보가 주변으로 전달되었다.
지인에게 말로 정보를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도 하고 평가도 하고 의견도 나눈다.
물론 거짓이 더해지기도 하지만 자기와 다른 의견도 들으면서 의문도 가지고 조정도 된다.
지금은 사람들이 휴대폰에서 혼자 정보를 접하면서 그 사실을 혼자 스스로 판단하고 강화한다.
자신의 성황과 비슷한 정보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더 권유되고 집중되면서 각자의 믿음은 객관적인 검증이나 토론이나 합리적 의심 없이 더욱 강화되고 커지는 경향이 있다.
소위 언론이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단편적 사실에만 근거해 전체를 제단한다.
퍼즐 한 조각만을 가지고 자기 혼자서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형태다.
그래서 가짜뉴스가 힘을 얻기 쉽고 전파되기 쉽고 확대 강화되기 쉽다.
고단한 일상을 살면서 자기에게 오는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매번 검증하기 귀찮고 힘든다.
자기에게 있는 기존의 관념이나 경향과 맞아떨어지는 정보면 반갑다 하고 손쉽게 사실로 받아들인다.
요즘 여론의 관심이 뜨거운 고 손정님씨 한강 실종사건도 그렇다.
단편적으로 주어지는 사실로 결론을 단정하고 자신이 얻은 몇 안되는 정보로 전체를 제단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보보다 경찰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수 십배 수 백배 더 많으므로 내 판단보다는 경찰의 판단이 더 복합적이고 합리적일 거라는 단순한 출발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얻게된 단편적인 정보 몇 개, 그것도 사실인지 아닌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는 정보 몇 개로 전체 실종사건을 판단하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나를 뺀 타인이나 공공기관은 모두 의심하고 부정한다.'
나는 실종자의 편이지만 정부와 경찰은 실종자의 편이 아닐 것이라는 전제 하에 모든것을 의심한다.
경찰이 실종자의 억울한 죽음을 감추고 친구를 감싸서 얻을 것이 무언인지? 모든 경찰관이 실종자 편이 아니라 친구의 편이라는 것인지? 경찰이 사건을 일부러 조사하지 않고 조작한다면 경찰 전체가 암묵적으로 그렇다는 것인지 아니면 회의를 하고 지시를 하고 체계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인지? 조금만 생각해봐도 경찰이 사건을 일부러 조사하지 않고 있다거나 친구 편을 든다거나 하는 의심은 의도나 목적이나 방법적인 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고 가능하지 않는데도 가벼운 여론과 군중은 그렇게 믿는다.
경찰이나 검찰이 범인을 기소해도 법원이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을 다 듣고 증거를 검토하고 판단해서 판결을 내려야 범죄여부가 확적된다는 아주 기초적이고 상식적이 사실도 완전히 무시되고 실종사건의 조사 단계인 지금 이 순간에 이미 같이 술을 마셨던 사망자 친구를 파렴치한 범인이라 단정하고 확신한다.
물론 친구가 범인일 수도 있다. 다른 누구도 범인일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는 있어도 확정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아직 모든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고 판결도 없으므로....
잘못된 단정과 잘못된 재판으로 죄인 아닌 사림이 죄인으로 몰린 억울한 사례는 수 없이 많다.
지금은 고 손정민씨 친구가 그렇지만 나나 당신도 그러한 잘못된 선입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비합리성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 재판의 완결까지 그 누구도 죄인으로 단정짓지 않고 최대한 중랍을 지키며 지켜봐야한다는 원칙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기사 한줄로 모든 정치를 평하고 어떤 인물을 평하고 어떤 사건을 결론 짓고 판단하는 지금 우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로 되돌아와서 우리를 위협하게 된다.
누구든 마녀사냥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돌팔매를 피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제발 인터넷에서 본, 소위 언론이라는데서 쓴 기사에서 본 것을 사실인냥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
수많은 거짓정보가 범람하는 곳이 인터넷이며,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쓰는 편파적이고 당파적인 것이 언론 기사다.
뉴스는 호기심을 건드려 클릭을 유도해 돈을 버는 글로된 상품일 뿐이다.
객관적으로 진실을 전하는 사적이익의 욕심이 없는 공공재가 아니다.